Info

Artworks, Thought and Life

10여년간 통칭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일을 해왔다. 앞으로도 무언가를 디자인(design)하는 일을 하겠지만, 나는 이제 아티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디자이너, 아트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로서도 저자성 있는 삶을 살 수 있지만, 굳이 ‘아티스트’라는 타이틀로 사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디자이너
디자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텍스트를 보기좋게 만들거나, 내용을 알기쉽고 세련되게 전달하는 것. 사용해야할 무언가를 심미적으로 유려하거나, 재미있거나, 편리하거나,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 예술은 그것을 벗어난 영역이다.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유희에 가깝다. 지적 유희이던 시각적 유희이던.
난 해결하지 않아도 되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 이미지의 아이돌이랄까?

일러스트레이터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은 삽화(揷畵)다.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삽입되는 도해로서, 내용을 설명적으로 표현하거나,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저작자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콘텐츠의 일부가 되는 것이 일러스트레이션이다보니,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의해 일이 시작되는데, 그런 행위의 원인(trigger)이 궁극적으로 미술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차이를 만든다. 일러스트레이터는 갑과 을의 관계를 기본으로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설명적인 그림의 경향들을 보고 아티스트의 그림도 일러스트라고 부르기도 하고, 알폰스 무하[위키백과]처럼 클라이언트 작업의 꾸준한 저자성을 인정받아 아티스트의 경지에 오르기도 한다. 예술계에도 돈을 먼저 받고 의뢰인의 부탁에 대해 진행하는 커미션 작업이라는 것이 있으니, 다시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일러스트가 담고 있는 내용성 또는 그것의 지시성을 기준으로 하여야 겠다.

아트디렉터
나는 NC제팬에서 아트디렉터의 역할을 했고, ELOQUENCE라는 잡지의 아트디렉터로 일했다. 게임이나 잡지나 영상이나 다양한 분야의 아트디렉터가 있겠으나, 그 역할을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아티스트의 작품이나 디자이너들의 역량을 이용하여 그들을 지휘하고(direct) 수행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결과보다는 행위 중심의 구분이다. 영화라면 총감독(Executive Director)이 있고, 오디오 디렉터(Audio Director), 아트디렉터(Art Director) 등이 있겠지. 아트디렉터도 충분히 저자성이 있어, 예술가적인 수준의 아트디렉터들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아트디렉터, 나기 노다(Nagi Noda, 1973~2008 [구글이미지검색])를 떠올려보자. 그녀는 독창적인 이미지를 이용하여 광고 캠페인과 뮤직비디오 등으로 각광받았다. 충분히 독창적이었지만, 클라이언트를 전제한 작업이 주를 이뤘다는 점이 그녀를 우리가 아트디렉터라고 기억하게 하는 것. 그녀가 계속 살아서 작업을 이어왔다면 예술가로서 그 타이틀을 옮겨가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은 아티스트, 즉 ‘저자성이 있는 능동적인 창작가’이다.

이렇게 아티스트가 되겠다고 선언을 했지만, 점점 모아놓은 돈이 떨어져 가고 있으니 나의 저자성을 살릴 수 있는 클라이언트 일(=커미션 작업)이 들어온다면 성심성의껏 일하겠다고 홍보를 해봅니다.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Comments

No comments yet.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