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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s, Thought and Life

2014.10~2015.1

지난해 새로운 작업실을 알아보던 참에 일전에 전시를 했던 갤러리 오너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새로운 아티스트 임대공간을 만들고, 갤러리 겸 카페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2년간의 전업아티스트 생활로 경제적 압박이 있었던 터라, 나는 그들의 SNS홍보와 작업실 관리를 조건으로 그들의 공간에 입주하기로 하였다. 아티스트로서 제작 활동에 도움이 될만한 공간 구성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9월 작업실이 완성되고 제일 먼저 이사를 했다. 입주를 하고 났더니 갤러리와 카페 쪽의 업무 진행이 지지부진하여 페이스북에 업로드할만한 컨텐츠조차 발생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업무 방식에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내가 그들을 위해 일하는 것을 제의했다. 그렇게 스페이스한남에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업무를 시작했다.

나는 주인 의식을 가지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스페이스한남의 영업이익 개선을 위한 모든 업무에 관여했다. 대표와 1명의 디자이너, 2명의 사무직원과 함께 일했다.

1. 청소
이틀에 한번은 스태프들과 공간을 청소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라면 미화원을 따로 고용하는 것이 보통이겠지만, 작은 회사들은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지 않겠는가.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고 유리를 닦았다. 에폭시로 코팅한 바닥은 물걸레질이 아닌 왁스걸레질이 적당했다. 스페이스한남은 갤러리와 카페를 겸한 곳으로 손님이 드나드는 곳이다. 잠깐 사이라도 손님이 나쁜 인상을 받지 않도록 화장실이던지, 계단이던지 쓰레기가 보이면 곧바로 치우도록 팀원들을 독려했다. 해결해야 할 독특한 건축적 문제도 있었다. 디자인웍스빌딩은 6층짜리 건물로 스페이스한남은 뒷쪽에서 올라오면 5층, 이태원로 쪽에서 보면 2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1층에는 레스토랑 2개 점포가 있고, 별도의 입구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그곳에 일하는 종업원들은 스페이스한남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건물의 뒷마당으로 여기고, 그곳에서 담배를 피곤 했다. 주차장이 있는 진정한 뒷마당은 계단으로 4개층을 내려가야만 하니 흡연자로서는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손님이 우리 카페를 들어오려면 담배꽁초와 가래침으로 뒤범벅이 된 바닥을 지나와야만 하는 환경이었다. 매일 아침 관리인이 청소를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나는 위트있는 금연 표지판을 만들어 붙이고, 해당장소에서 흡연자를 만나면 사정을 얘기하고 협조를 구했다. 상습흡연자를 만나면 인상을 쓰며 혼내기도 했다. 관리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했다. 토요일, 일요일은 스페이스한남 매장 스텝이 청소를 하도록 정례화시켰다. 물론 나도 함께 참여했다. 건축적으로 영구적인 해법을 구상하기도 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실행할 수는 없었다. 완벽히 해결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내가 관심을 쓰고서 많이 깨끗해졌다. 청소는 가장 아름다운 예술 행위다.

2.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네이버 시절과 웹사이트 운영 경력을 살려서 업체의 SEO를 개선하였다. 주요수입원이 공간대여였으므로 검색사이트에 ‘이태원’, ‘대여공간’, ‘파티’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상위에 노출될 수 있도록 태그와 본문을 작성하고 블로그를 운영했다. 기존의 신사 지점에 비해 검색 결과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음을 증명해보였다. ‘공간상회’와 같은 공간 중계 사이트는 별로 효과적이지 않았다. 구글맵에도 등록하고, 네이버 지도도 변경 등록했다. 공간은 숍인숍으로서 3개의 브랜드가 더 입점해있었다. 숍인숍으로 들어와있는 브랜드들의 평균 인지도가 훨씬 높은 상황이었다. 공통으로 정한 장소의 이름, ‘스페이스한남’으로 모두가 기사를 내는 것이 온당한 일이었는데, 이해관계 속에서 주소와 각자의 이름 + 쇼룸의 형태로 주소를 냈다. 아쉬운 부분이다.

3. 각종 디자인
대학교 4학년 휴학 중인 1명의 인턴디자이너와 함께 일했는데, 실력이 좋은 편이었다. 나는 초안을 잡아주거나, 디자이너의 작업방향을 교정해주었다. 소량인쇄가 많다보니 인쇄는 대부분 성원애드피아에서 인디고 인쇄로 출력하였다. A3 사이즈의 접이식 브로셔는 적은 가격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4. 할로윈 파티와 전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내가 중심축이 되어 할로윈파티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전시 가능한 스튜디오의 작가와 나의 인맥을 동원하여 작가군을 구성했다. 할로윈파티를 위한 특별 화보를 촬영하고 포스터 이미지를 이태원 일대에 붙였다. 안주와 칵테일의 종류를 함께 정하고, 고유번호가 적힌 초대권 JPG이미지를 만들어 사람들을 초대했다. 스페이스한남의 오프닝 파티로서 당일로부터 한달간 작품을 전시했다. 그림을 모으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다. 계약서나 보관증도 필요했지만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 DJ가 와서 음악을 틀고, 칵테일을 팔고, 특수분장을 해주는 파티였는데, 중간중간 더 섬세한 볼거리가 필요했다. 혼자서 온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모든 행사와 시간 마다 숍인숍 업체와의 트러블이 내내 있었다. 이 파티도 전날에 카페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 불투명하여 파티의 완성도를 높여야 할 시간에 필요없는 에너지를 소모했다.

5. 공간대여
행사를 위해 공간이 필요한 회사로부터 전화가 온다. 웹에서 검색해보고 오는 것이 보통이다. 전화로 많은 것을 물어보는 편이지만, 공간이라는 것이 실제로 와서 보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와서 보고 판단하도록 유도했다. 보고나서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그들은 공간을 대여한다. 몇번이고 전화하고 방문도 하지만 실제로 계약이 성사되는 건 수는 20% 정도다. 나는 AV장치, 마이크, 카페, 화장실, 조명 등의 정보를 전달하여 그들이 미리 예측가능하게 하고 그들이 행사를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행사 중에는 화장실 청소와 서빙도 마다하지 않았고, 기계에 대한 이해가 늘면서 나는 그들의 돌발상황의 문제들을 즉석으로 해결해주었다. 행사 후에 고마웠다는 인사를 들을 때 보람이 있었다. 나는 매번 행사를 마치고 나면 후기를 작성하여 행사 대응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는 대여공간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보고, 만나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대여 이벤트의 손님으로서 지인을 만나는 경우도 재미있는 상황이었다.

카운터에서 맥주를 따라주는 것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재미있었다. 몰려드는 손님을 맞는 것. 내가 따라주는 술잔에 의해 즉각적으로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서비스업종에 별로 있어보지 않았지만, 사람을 기쁘게 하고, 돌봐주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대여이벤트는 흑인음악동호회(1000명), 소니뮤직코리아(40명),  IT 신제품 발표회(50명), 크리스마스 리빙제품 전시, 리빙디자인과 졸업전시, 연말 회사 파티(90명) 등을 유치하고 행사 진행을 도왔다.

6. 예술기획
스트리트 씬에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이태원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한 몇가지 번득이는 예술사업을 기획하고 준비했다. 끝내 실행하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산에 따라 구체적인 집행일자와 방법, 스탭까지 구성한 기획서를 1부 제작했고, 개념을 설명한 기획서를 2부 제작했다.

7. 장비구매
최소비용으로 최대비용을 낼 수 있는 각종 물품을 구매했다. 카페 체어, 테이블, 포토 스크린, 전동공구 등.

8. 사이니지
건물외내에 필요한 사이니지를 디자인하고 부착했다. 시간 안에 원하는 마케팅 효과가 있다면 그것에 맞추어야 한다. 내가 한 디자인이 좋냐하면, 좋다고는 못하겠다. 여유있는 예산을 가지고 세련된 감각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얌전히 천천히 갈 수 있다. 투자금회수를 빠른 시점에 원한다면 더 강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밖에. 자본과 선택의 문제다.

9. 문서화
모든 문서는 구글문서로 작성하여 공유하였다. 신입사원의 오리엔테이션부터 구글 스프레드시트 한장 읽어보면 파악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람이 바껴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문서화하였다. 컨택포인트와 대여공간을 이용한 거래처도 표로 만들었다. 매번 행사를 치루고 나면 회고를 통해 잘된 점과 매끄럽지 못한 점을 기록해 공유했다.

10. 인력관리
대표가 LINE으로 스케쥴관리를 할 것을 제안해주었다. 매일 들고다니는 핸드폰에까지 업무를 푸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신세대의 커뮤니케이션 툴이자, 휴대용 컴퓨터는 좋은 관리도구였다. LINE에 하루, 하루 회고를 올리면 각 스탭은 댓글을 남길 수 있다. 출근시간 – 업무 수행 정도(협업자) – 퇴근시간 – 겪고 있는 업무상 문제 – 내일 할일 등을 적어서 작업은 상태를 공유하도록 했다.  서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먼저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이해해 줄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은 지금의 회사에서도 내가 제안하여 실험하고 있다.

더 자세한 회고는 다른이를 탓할 수 밖에 없으니 이 정도로 회고를 마치겠다. 숍인숍과의 갈등 상황에서 내가 처리할 수 없는 분쟁으로 괴로웠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나의 순간들과 작은 회사와 공간의 리더로서의 값진 경험은 상찬받아 마땅하다. 그 때의 고생은 그 당시에 받았던 소정의 급료와 현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발돋음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상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미지에 국한 된 일을 조정하는 사람을 아트디렉터라 하고, 공감각에 관련된 일을 조정하는 사람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고 한다. 이미 ELOQUENCE매거진 때부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역할을 했지만, 한남동에서 디렉터로서의 조정능력, 위기 대처능력이 대단히 성장했다. 앞으로도 좋은 돈벌이를 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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