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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s, Thought and Life

2017년은 신작 없이 작은 전시와 하나의 설치 퍼포먼스를 제작하고는, 줄 곧 스튜디오 플랫플래그의 브랜딩 디자인 외주 업무에 매달렸다. 2월달에 처음 클라이언트를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근 10여년간 오랜 디자이너로서 일해왔지만, 디자이너로서 사업을 해본 적은 없었기에 가능한 것일지 두려움도 있었다. 그렇게 신경 쓴 만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 하루 온종일 시간을 함께 보내는 디자이너와 나는 절친한 친구이자, 스튜디오 플랫플래그의 공동 저자로 성장하였다. 이 협력을 통해 나는 이미지 제작자로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냈다.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을로서의 일이라서 피곤할 것 같은 걱정도 있었지만, 나는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때때로 클라이언트와의 부조화로 힘든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화와 대면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것이 연륜인가보다.

브랜딩 디자인은 하나의 브랜드에 이름을 붙이고, 스토리를 만들고, 그에 어울리는 형상을 조화롭게 만드는 일이다. 그것을 위한 의미부여와 작문, 심벌 디자인, 아름다운 타이포그래피 제작은 내가 하고 싶었던 예술행위와 꽤 유사하다.

직업이 주는 행복감
예를 들어 가수라는 직업을 떠올려보자. 가수라는 직업의 일상의 행복 요소를 구분지어보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노래를 부르는 행위 자체 25%, 무대에서 나에게 집중되는 관객의 시선 25%, 나의 작품을 통해 사람들과 교감하는 것 25%, 부와 명예 25%. 가수를 만나면 다음에 물어봐야겠다. 행복감의 정도, 퍼센테이지는 사람마다 각기 다를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예술활동의 기쁨은 무엇일까? 내가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그것을 사람들이 인지하는 것 25%,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 25%, 고유의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 25%, 글을 쓰는 행위 25%. 대략 이 정도이지 않을까?

나만의 것을 만들고, 그것을 사람들이 인지하는 것 : 저자성
내가 고액연봉의 회사까지 그만두면서 예술을 하겠다고 했을때 가장 큰 이유는 저자성이었다. 내가 하는 일이 NAVER나 NCsoft가 아니라 내가 한 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튜디오 플랫플래그는 앞으로도 개성있는 디자인과 작품들을 만들 것이고, 누가 만들었는지를 드러낼 수 있는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를 지향할 것이다. 방지숙 디자이너는 나의 디자인적인 단점들을 정확히 짚어내어 교정시켜주고 있다. 그녀의 천재성에 일주일에도 두세번 씩은 놀란다. 그 파트너가 너무 잘나거나, 너무 못나도 저자성이라는 것을 함부로 나눌 수 없을 텐데, 나는 기꺼이 그녀와 나누고 있다. Yomsnil이 만드는 작품 이외에 Bang & Yom이라는 예술 작가 듀오로서의 작품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
NAVER에 다니는 연봉 높은 남자 또는 유능한 동료로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뭣도 모른채 꿈꿨던 미래의 모습은 화가였다. 학교를 다니기 전에는 그림 그리는 행위가 좋아서 화가라는 꿈을 꾸었고, 학교에 다니면서는 그림 잘그리는 친구로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것을 즐겼다. 나는 반에 하나쯤 있는 그림 잘 그리는 아이였다. 나의 결과물로 그렇게 사랑받는 방식이 나는 익숙하다. Pictoplasma Berlin의 추억은 어떠한가? 3~500명의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 박수를 받고, 뒷풀이에서는 서양인들이 사인을 요청해왔다. 한사람에게 온전히 사랑받는 것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큰 행복이다.

고유의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
어렸을때는 드로잉에 많은 시간을 들였고, 그림을 그리는 것을 상당히 즐겼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과정보다도 그 결과물을 즐기는 것 같다. 내가 무언가를 만들고, ‘이것 내가 만든거야’라고 말하고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이 좋다. 유년시절부터 회화와 조소작업은 계속 반복되어 왔다. 2013년부터는 얼굴이 그려진 도자기로 유명해졌고, 사랑받았다. 을지로3가 사거리에 커다랗게 나의 캐릭터 얼굴을 걸어놓았고 사람들이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사람들에게 더 통용될 수 있다고해도 유니크하지 않은 심볼을 만드는 행위는 그 행복감이 적을 것 같다. 내것이든 내것이 아니든 구분이 안가는 것은 내가 만들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글을 쓰는 행위
바쁘게 일을 만들어 살아가는 성격에 글을 자주 쓰지는 않지만,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말년의 꿈은 글을 쓰는 작가이다. 글로서는 커다란 100m 조형물을 세울 수도 1000명이 등장하는 화려한 쇼 무대도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의 머리 속에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 문자는 그림과 다른 방식으로 가슴(두뇌)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

브랜딩 디자인의 유사성
자, 브랜딩은 어떠한가? 브랜딩 디자인 작업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의해서 작업이 시작된다. 하지만, 그 저작은 엄연히 스튜디오 플랫플래그의 작업 결과물로서 홈페이지에 디자인을 올려 전시하고 있다. (나만의 것을 만들고, 그것을 사람들이 인지하는 것: 저자성) 작년부터 디자인을 시작하여 현재 지속적으로 일을 주고 있는 두 업체가 있다. 우리의 디자인 작업은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를 만족시켰다. 하지만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브랜딩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라 아직 고정 클라이언트 숫자가 많은 편은 아니다. 일을 끝맺을 때 클라이언트의 좋은 반응이나, 클라이언트에게 다시 의뢰를 받을 때 사랑받고 있음을 느낀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 브랜딩 디자인은 심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워드마크도 물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지만, 심벌을 만드는 행위에서 더욱 우리의 개성을 드러낸다. (고유의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 클라이언트의 브랜드를 정립하고, 때로는 네이밍에 참여하면서 스토리텔링을 글로 풀어낸다. 이는 내가 상당히 좋아하는 업무내용이다. 물론 이것도 클라이언트에게 만족감을 주고 수월하게 채택이 될 때 기쁨이 배가된다. (글을 쓰는 행위)

그래서 클라이언트 작업을 하면서도 나는 행복한 한 해를 보낼 수 있었고, 아티스트로서도 지속가능성을 획득했다. 2018년은 안정된 클라이언트 작업을 바탕으로 다시 예술의 영역을 강화할 예정이다.

2018년 계획
– 올해 디자이너를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4대보험도 들어줬다. 세무사에게 세무업무를 위탁하였다. 하나의 회사로서 더욱 형식미를 갖춰나가자.
– 브랜딩 디자인 스튜디오 2년차를 맞아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더 큰 매출을 기록하길 기대한다.
– 올해도 수업을 맡았다. 1학기는 창업 프로젝트와 게임 UI/UX 수업을 맡았다. 잘 준비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자.
– Bang & Yom으로 비주얼 아트 작품을 제작할 것이다.
– Yomsnil로서는 조아제약 후원의 프로젝트A를 통해 멘토로 활약하며 전시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좋은 교감과 자극이 될 것 같다. 신작의 아이디어는 아직 잡아두지 않았다.
– 카카오톡 스티커를 개발하고 싶다. 새로운 캐쉬카우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 2019년 카페 오픈을 위해 돈을 모을 것이다. 기회가 오는 순간, 잡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 나잇살에 더해, 2017년엔 일에 열중하느라 식단관리에 소홀했다. 피트니스 센터에 다니고 있는데도 체중이 점차 증가했던 점을 반성. 올해는 보다 좋은 몸매, 건강한 육체를 가꾸어야겠다.
– 올해 Zbrush, Cinema4D, Fusion360, Sketchup을 꾸준히 더 연마할 것이다.

아무쪼록 2018년 연말에 더 큰 영광과 보람에 웃음지을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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