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

Artworks, Thought and Life

어떤 기회를 맞이하여, 정해져 있는 시간과 환경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보여주려다보니 큰 행사를 앞두고는 늘 잠을 줄여가며 일에 몰두하게 된다. 이번에는 개인전, ABSOLUT 예술지원 사업과 방송출연이 겹쳐, 바쁘고 극도로 긴장된 시간을 보냈다. 평상시에 마시지 않던 카페인드링크도 마셔가며 수면부족의 상태로 3주 정도의 시간을 보냈다. 바빴던 이 시간들을 시간순으로 회고하고 반성해본다.

개인전
5월14일은 개인전이 잡혀있었다. 설치는 5월11일. 지난 전시로부터 6개월만인데, 그 동안 만들어낸 도자기와 함께 이번에는 페인팅 작품을 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Transform Today
개인전을 준비하는 중에, 5월17일이 데드라인으로 잡혀있는 ABSOLUT의 Transform Today 예술후원 제안을 받았다. 시일이 겹쳐서 다소 무리한 스케쥴이었지만, 매력적인 제안이었기에 흥쾌히 수락했다. 거리를 예술로 바꾸는 프로젝트이고, 서울의 3개 장소가 정해진 상태였다. 처음엔 예정지로 연남동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나는 나의 작업실을 포함한 문래동에서 예술활동을 펼칠 것을 역으로 제안했다. 문래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몇몇 작가들을 컨택했고, 광고주에게 시안을 제시하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Absolut

근 2주 동안은 벽화를 그릴만한 건물의 건물주와 인근 사장님들과 대화를 통해 벽을 섭외했다. 동시에 작가들과는 작품의 방향성과 표현방식을 조율했다. 표면으로 들어나지는 않지만, 이는 상당한 시간이 들고 스트레스를 수반하는 과정이다. 벽에 흉측한 그림을 그리면 주민들에게 욕을 먹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콘트롤하려 들다보면 작가들에게 또 욕을 먹는다.

문래동 철공거리의 좁은 골목 사정 상, 벽화 작업은 주로 주말에만 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나는 평일에는 개인전을 준비하고, 주말에는 벽화작업을 할 계획을 세웠지만, 평일에도 커뮤니케이션 업무로 좀처럼 내 작업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

벽 섭외과정을 거쳐 5월3일 첫 작업을 개시하였다. 첫날은 벽과 골목을 청소하고, 어두운건물을 흰색이나 회색으로 페인트칠을 하면서 환경개선을 하였다. 그 다음날부터 아티스트들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각 아티스트들이 원활히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조언을 하거나 물감을 준비하고, 주민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서포트업무를 이어나갔다.

0503

5월10일
개인전 설치 하루 전이었으나, Transform Today의 촬영이 잡혀있었다. 11일(일요일)은 비가 온다는 기상예보도 있었고, 나의 개인전 설치날이기도 했기에 토요일에 모든 것을 끝내야 했다. 나는 당일 3명의 어시스턴트를 기용하여그림을 시작했고, 3명 정도의 작가들이 골목에서 그림을 그렸다. 이날은 Transform Today 광고제작팀과 STYLE LOG 방송팀이 촬영을 왔다. 내가 그리는 그림 하나에 10여명의 촬영스텝이 매달려 찍고 있다보니 시간을 허비할 수가 없었다. 스프레이를 뿌리고 나면 마르는 시간도 필요했기 때문에 그림의 진척은 더뎠다. 그런 압박 속에 9시반에 출근한 어시스턴트들을 점심도 먹이지 않은채 오후 5시까지 일을 시켜버렸다. 해가 지기전에 두번의 인터뷰까지 마치고 나서야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그날의 어시스턴트 중 2명에게는 다시 부탁하여 밤까지 개인전 도자기 포장을 함께 했다. 그 둘은 9시반부터 일을 시작하여 10시반에 퇴근했으니 엄청난 노동강도였을 것이다.(반성중…) 덕분에 무사히 포장을 마쳤고, 나는 밤사이에 캔버스에 바니쉬를 작업을 했다. 철야를 하고서 다음날 아침 8시 양평 닥터박 갤러리로 출발하여 무사히 설치를 마칠 수 있었다.

0510

5월14일
STYLE LOG작가들과 회의를 하고, 콘티를 받았는데, 나의 작업실에 오렌지캬라멜의 나나가 방문하고, 나나와 함께 그림을 그리는 내용이었다. 촬영 이틀을 남겨두고 작업실을 다시 꾸며야할 필요가 생겼다. 제 아무리 낮은 시청률이라고 해도, 방송에 나가면 누군가는 볼테니, 잘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촬영을 위해 작업실을 꾸미는 것은 새로운 모티베이션을 주었다. 또다시 열성적으로 작업실을 꾸몄다.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것이 두번째가 되자 지난번보다 훨씬 편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나의 과장된 연기에 스텝들도 만족하는 눈치였다.(ㅎㅎㅎ)

나나와 염승일, Yomsnil

5월17, 18일
다시 맞이한 주말. 작가들의 그림을 진행시키고, 나는 인쇄물 형식의 벽화를 부착하였다. 오후엔 공중퍼포먼스팀 ‘날다’와 구체적인 리허설을 진행하였다. 최종적으로 천과 공으로 율동감을 만들고, 색깔있는 의상으로 구성을 하기로 했다. 가장 큰 벽은 서기원 작가에게 하나를 더 부탁하였고, 나도 하나를 맡았다. 내가 밑그림을 그린 후, 두명의 어시스턴트에게 채색을 맡겼다.?이날 역시도 만족스럽지 못한 스피드였다. 나의 그림도, 기원이의 그림도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촬영은 20일로 정해져 있고, 더 이상 시간을 쓸 수는 없었다. 날이 져물고, ?과감하게 붓을 놓아야 했다.
0518

5월20일
월요일엔 날다팀의 의상을 준비했고, 나나와 함께 그렸던 그림의 개선작업과 나나를 위한 헌정작품을 준비했다. 디자인을 하고 그것의 시트지까지 주문하여 스프레잉을 해야하니 빡빡한 스케쥴이었다.?나나와 함께 만드는 작품의 완성도를 더 높여야 했지만, 나나와 함께 만든 작품을 퀄리티 높게 완성시키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나는 나나를 위한 기념작품에 더 정성을 쏟았고, 그런대로 귀여운 레터링 작품이 나왔다. 촬영전날 저녁까지로 약속했던 신사장의 셔터입구 쪽 개조가 지지부진했다. 신사장은 약속한 시간을 못지켰고, 촬영당일 아침에야 청소를 할 수 있었다. 부족하나마 이 역시 영상에 그럴싸한 정도에서 작업을 끊고, 상층부가 갤러리로 기능하도록 그림 설치작업을 부탁하였다. 당일 아침 어시스턴트, 현영이에게는 미리 준비한 시트컷팅지를 주고, 스탠실기법으로 그림에 캡션을 달도록 부탁하였다. 나는 10시부터 문래예술공장에서 윤지수가 만든 의상을 체크하고, 발레리나들과 안무를 짰다. ?11시반에 다시 작업실로 돌아와 ?STYLE LOG의 세명의 MC와 촬영을 시작했고, 작업실 앞과, 나의 Metropolisaurs Attacks!! 작품 앞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0520-1

대사들을 보다 부드럽게 처리했을 수도 있었을텐데,시간관계상 빠르게 촬영을 진행했다. 문래동 거리에서의 촬영을 마치고 다시 문래예술공장으로 돌아가 발레팀과 날다팀의 공연을 완성시켰다. 이미 오브제들이 완성도를 갇추고 있었고, 하늘에서 공연하는 날다팀의 퍼포먼스자체가 볼거리여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수면부족으로 긴장된 시간의 연속이었던 3주간의 긴 마라톤(!)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여전히 아쉬움이 남고, 부족한모습이지만, 이렇게 한 고비를 넘겼다.

아직도 생각할 꺼리들이 남아있다. 그것들은 다른 포스팅을 통해 다시 정리해보겠다. ?여하튼 이렇게 글로 한번 근래의 일들을 정리하여 적고나니 이 일이 제대로 끝난 것 같다. Style Log방송은 온스타일 채널에서 6월6일 저녁9시에 첫방송이 나가고, ABSOLUT의 온라인광고는 6월13일부터 시작된다.

Comments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