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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일이 기획한 Made In Mullae 다원예술전시가 2014년도 문래예술공장 지원사업 MEET에 선정되었다. 3개월 정도의 제작과 준비를 거쳐 문래예술공장에서 8월경에 시연할 예정이다. 주변 소상공인들과 함께 오브제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운드를 채집하여 Soundscape로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다. 최종적인 형태는 조각과 사운드, 무용이 결합된 다원예술이 될 것.
아래의 링크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행상황을 공개한다.
http://yomsnil.com/madeinmullae/

내가 다니고 있는 짐(Gym)의 퍼스널트레이너는 제임스(James)라는 영어 이름을 쓴다. 그는 김상훈이라는 본명을 가지고 있는데도 짐에서는 제임스라는 이름을 쓴다. (그 한글 이름도 본명일지 아닐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이는 글쟁이들의 필명이나, 나이트클럽의 웨이터들의 가명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

제임스 선생님 vs 김상훈 선생님
무엇이 다를까? 김상훈은 처자식을 위해 돈을 벌고 있는 사회의 구성원이다. 예컨데 김상훈은 상문고등학교 출신이고, 4번의 교통신호위반 경력이 있고, 5번의 연애 끝에 결혼을 하여 딸을 하나 키우고 있다. 김효인의 애비이고, 김철수의 자식이며, 김명호의 손자이다.

하지만 그런 김상훈이 제임스가 되는 순간 그런 족보관계와 사회적 짐들이 없어져 버린다. 그저 스스로 건강과 밝은 에너지의 상징이 되어 고객들에게 한번더 복근을 움직여 크런치 1회를 추가할 것을 격려하는 존재가 된다. 제임스는 살짝 들뜬 느낌이다. 가볍고 경쾌하다.

그가 정한 예명은 또 다른 한국이름이 아닌 미국이름이다. 미국 시트콤의 이미지도 관여하고 있을 것이다. 마치 디즈니랜드에 발을 들여 놓았을때 만나는 미키마우스처럼, 서구화된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의 환상 속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산업사회에서 쾌락을 극대화시킨 기호식품, 탄산음료와도 같다.

스스로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건 한국 미술계에도 더잭, 찰스장, 마리킴 등이 그런 느낌을 준다. 그들이 그리는 그림과 그들의 이름은 경쾌하게 읽힌다. (마리킴은 본명이다.)

염승일 vs 욤스닐
YOMSNIL을 염승일이라고 읽을 때와 욤스닐이라고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 것의 차이는 그 이름을 부르는 사람과 그 이름을 듣는 본인이 다를텐데, 현재의 나로서는 염승일이라고 불리울때, 보다 진솔한 삶의 상처와 기록, 사회적 관계가 고스라니 무게감있게 다가오고, 욤스닐이라고 불리울 때는 보다 가벼운 느낌이 든다. 일례로 가끔 고등학교 동창들이 ‘욤’이 아닌 ‘승일’이라고 나를 부를때, 알몸을 보여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예전에 Pineapple Yom이라는 예명을 사용했는데, 그 이름이 가지는 한계가 있었다. 파인애플 욤이었던 시절, 나는 노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고 있었고, 새콤달콤한 만화를 그리고 있었다. 10년이 지난 뒤, 아티스트를 하겠다고 사람들을 만난 초기에도 난 Pineapple Yom이라는 영문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이름의 연유를 질문을 받았을때 20살때 내 머리의 색깔과 그때의 만화를 설명하다보니 지금의 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보다 진지하고, 보다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나는 염승일이라는 나의 이름으로 다시 돌아와야 했다. 미키마우스가 인생의 고뇌를 표현하려고 하면 그것만큼 아이러니하고 웃긴 상황이 없을테니 말이다. 현실에서 숨어버린 이름은 그만큼 한계성도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 정한 나의 영문명은 Yomsnil이다. Yom Seungil이라는 비자 상의 이름은 ‘염슨길’이라고 읽히기도 한다. 일본생활을 하면서영문의 한국적 표기방식의 한계도 알게 되었다. 어차피 정확하지 않을 바에는 보다 발음하기 쉽고, 본명에 가까운 이름으로 Snil이라는 스펠링으로 지었다. 이런 사연으로 사회적 자아인 염승일과 최대한 가까운 Yomsnil이란 이름을 지어 돌아왔는데,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염승일과 욤스닐은 다시 내 안에 인식의 차이를 가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YOMSNIL과 염승일과 욤스닐이 모두 같은 심상을 주면서, 또 새로운 인식을 만드는 것이 숙제이다.

가끔 내 이름으로 검색을 해본다. 저자성 있는 삶이라는 것이 나의 모토였던 만큼, 내 이름으로 검색했을때, 나의 많은 이미지가 검색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그렇게 관계 맺는 것을 원한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제임스라는 이름이 어떤 심상을 줬던 것처럼, 언젠가 사람들에게 ‘염승일’이라는 이름이 예술적인 감성, 사회적 고민, 다위니즘, 나의 심미성의 분위기를 전하길 원한다.

혹시 모르지~ 영어회화수업을 들을때 영어이름을 정하듯이 먼훗날 어느나라의 누군가가 예술적인 분위기의 감성을 전하려고 ‘YOMSNIL’이라는 예명을 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