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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s, Thought and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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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HAFY는 십대 시절부터의 나의 꿈인 Happy Artist For You의 약자이고, 첫 홈페이지의 주소이기도 했다. (hafy.net; 도메인 사용계약 갱신을 놓치지 않았다면, 지금도 계속 이 주소를 썼을 것이다.) 어렸을때부터 캐릭터 중심적인 작업을 했다. 어렸을땐 지점토로 무언가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나눠줬고, 대학생 때는 나의 상상을 담은 캐릭터 세트를 만들어 책상 앞에 붙여놓곤 했다.

호로박사와 간호사 야메(2000) / 파인애플V(2002)

20대초반에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닥터호로와 간호사 야메>를 홈페이지에 올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른바 캐릭터 사이트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다. 20회 정도의 웹툰과 1편의 단편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쌈넷모션그래픽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머의 전개방법이 고정적이었던 편이어서 소재 고갈을 느끼고 접게 되었다. 그 뒤 공모당선를 통해 인터넷 조선일보 사이트와 나의 홈페이지에 1년간 주 2회 <파인애플V>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하였다. 그 뒤에 그래픽디자이너로 긴 회사생활을 했고, 30대중반에 다시 도시문명의 반성을 담은 우화형태의 <블랙포레스트스토리>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20회분 정도 의 이야기를 만들었었다.

The Black Forest Stories (2010)

캐릭터는 확고한 철학이 없으면 지속적으로 힘을 주고 유지하기가 어렵다. 자기반성적인 성격이라 더욱 그러하겠지만, 어느 순간 하던 일이 보잘것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런 만큼 평생을 이끌어갈 수 있는 단련된 최종형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고 많은 고민을 했다.

회사원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30대 중반의 나이에 나의 최종형의 캐릭터로서 만든 작품의 이름에 HAFY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뒤에 역으로 Happy Alternative Functional Youths라는 의미를 찾아 부여했다. 최종형인 만큼 나의 꿈이었던 그 이름을 주고 싶었다. 휘발성 강한 캐릭터산업계보다는 예술계에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반짝하고 사라진 마시마로를 보라. (물론 그렇게 한시대를 풍미하고 공동의 기억으로 남는 것도 큰 영광이고, 의미있는 일이다만.)

2011년도에 일차적으로 짜임새가 있는 하나의 HAFY의 스토리를 만들었지만 투쟁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이었던 당시의 내 철학이 고스라니 반영되었다. 현실부정적인 태도는 작품의 힘을 계속 실어나가기 힘들었다. 사실 그 시절은 반문명적인 생각으로 삶을 사는 의미 자체를 먼저 찾았어야 했다.

HAFY의 도자기 캐릭터를 만들었음에도 그것의 컨탠츠가 없는 상태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2012, 2013년 2년여간은 문래동에서 도자기 작업에 집중하며 나의 새로운 조형 상징성을 찾아내고 내러티브없는 작업에 집중하였다. 도자기 작업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럴싸한 갤러리에서 초대전의 기회를 가졌고, 예술계의 언어방식을 몸에 익혀 2015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 참여하는 영예까지 안았다. 모든 작품에 캐릭터성이 강하게 녹아있지만, HAFY라는 이름을 준 캐릭터 프로젝트는 잊혀져 갔다. 내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링크가 걸려있었고, 작년말 CA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도 구체적인 계획 없이 HAFY캐릭터를 전개하겠다고 감정적인 계획을 밝혔다.

2015년도의 작업방향도 대체로 조형과 심미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잡혀있었다. 방향성은 확실히 캐릭터 산업보다도 예술계를 향해 있다. 하지만, 주머니에 숨겨둔 송곳이 드러나지 않겠는가? 올해초의 Future Fab 워크샵 프로그램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자극받고, Pictoplasma의 초대전을 준비하면서 다시 자극을 받았다.  그리고 나와 함께 동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 찾아와 확실히 발화점이 되어주었다. 철학에서는 상이한 차이가 있는 사람이지만, 내러티브로 승부하는 세계의 사람과의 대화는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그래서 그렇게 손 놓아두었던 HAFY를 다시 만지작 거렸고, 보다 상업적으로 예술적으로 가능성있는 형태로 가다듬어내고 있다.